도검난무: 봄을 잊은 자리 (이치츠루)
etc 2018. 1. 16. 23:252016.01.17 도검난무 온리전 고진검래에서 냈던 이치츠루 책입니다.
※ 도해 네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람이 분다.
지난 저녁 무렵부터 내리기 시작해 벌써 몇 시간이나 계속되고 있는 눈발을 흐트러뜨리며 제법 강하게 불어 닥치는 그 기세에 이치고 히토후리는 반사적으로 눈을 찌푸렸다. 어지럽게 공중을 맴도는 눈송이와, 마당 한 구석에 우뚝 서 있는, 방금 전까지 자신이 줄곧 바라보고 있었던 나무 한 그루가 가늘어지는 시야와 함께 일그러졌다가 이내 원래대로 돌아왔다.
겨울의 아침은 늦게 찾아온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탓에 주변은 어둑했지만 하얗게 뒤덮인 윤곽이 아직 어스름하게 남은 달빛을 반사하고 있어서인지 지형과 사물의 분간은 어렵지 않았다. 애초에 눈에 익은 장소다. 지금껏 살아온 시간에 비하면 찰나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짧다지만 어느새 적을 둔 지 햇수로 만 2년이 되는 본성의 마당. 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본채의 툇마루에 서서 이치고는 한 사람―한 자루의 검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펼쳐진 새하얀 색은 그의 색이었다. 그래서였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조금 전 눈을 찌푸렸을 때 잠시 흐릿하게 비추어진 눈송이가 마치 꽃잎처럼 보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메말라 무슨 종류인지 알아보기 어렵지만 이치고가 응시하고 있는 것은 벚나무였다. 봄이 오면 옅은 분홍빛을 띤 꽃이 만개했다가, 이윽고 눈보라처럼 흩날리며 저물어 갈 터였다.
츠루마루 쿠니나가는 1년 전 그런 계절에 이치고의 곁에서 떠나갔다.
―적어도 작별인사는 해야 하지 않겠어?
그와 나눈 마지막 대화가 귓가에 맴돈다. 이제는 들려올 리 없는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었다.
그가 사라진 이유는 단순하다면 단순했다. 오히려 단순하고 명료했기에 잔혹한 이유였다. 차라리 전투에서 적의 손에 파괴되는 쪽이 나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용 한계를 맞이한 본성의 환경 개선과 전력의 재조정이라는 명목 하에 이루어진 도해(刀解) 처분.
그날 그 때까지 수많은 공훈을 세운 츠루마루 쿠니나가를, 불과 며칠 전까지도 전장에서 활약했던 그를, 냉정한 주인은 효율을 생각한 결과라며 무(無)로 되돌리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물론 모든 도검들이 듣는 자리에서 발표된 것은 아니었다. 대상이 된 자에게는 개별 통지가 있었다 한다.
그러나 이치고는 츠루마루에게서 직접 그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전날 떨어져 내린 꽃잎으로 사방이 새하얗게 변했던 지난봄의 어느 날. 마당을 쓸고 있던 이치고의 뒤로, 평소라면 ‘왁!’하고 장난을 치며 나타났을 그가 소리도 없이 다가와 말없이 자신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던 그 날에.
* * *
인간의 몸을 얻어 현세에 다시 태어난 뒤 처음으로 느낀 감각은 후덥지근하게 피부에 배어드는 열기였다. 점차 또렷하게 밝아오는 시야로 주변을 둘러보자 그리 넓지는 않은 실내에서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이 무언가를 만드는 일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화로와 그 옆에 놓인 물통, 쇠망치와 금속 덩어리들, 빨갛게 달아오른 쇠를 두들기는 날카로운 소리. 낯선 장소이기는 하나 그들이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는지는 쉬이 알 수 있었다. 먼 옛날에도 본 적이 있는 광경이다. 어딘가 그리운 마음이 드는 이곳은 날붙이를 만들어내는 공간이며, 저들은 도공일 터였다.
그리고 그들보다 자신과 가까운 위치에 서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남자와 여자가 각 한 명씩. 어느 쪽도 땀투성이가 되어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하기에는 도무지 적합하지 않아 보이는 복장이었다. 그 옷차림과 위엄이 감도는 분위기로 짐작하건대 적어도 도공들보다는 높은 지위에 있는 이들일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이치고 히토후리. 맞나요.”
여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차분하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이치고는 그녀가 이곳의 우두머리임을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예, 그렇습니다.”
단도의 명수 아와타구치 요시미츠가 제작한 유일한 태도, 이치고 히토후리. 잘 부탁드립니다.
이치고가 간단히 소개를 마치자 여자도 그에 응해 자기소개를 겸한 몇 가지 설명을 해 주었다. 지금은 서기 2205년이라는 사실, 지나간 역사를 멋대로 바꾸려는 역사수정주의자의 존재, 자신은 그들을 저지하기 위한 사니와(審神者)로서 정부 편에 서서 움직이고 있으며,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인간의 몸을 얻은 도검남사(刀剣男士) 뿐이기에 칼들을 모아 싸우고 있다는 사정 등. 참고로 본성의 건물 구조나 사람들의 복식 등이 옛날 그대로의 전통을 따르고 있는 이유는 그 편이 도검남사들에게도 익숙하고 사니와의 능력을 이끌어내기에도 적합하기 때문인 듯 했다. 한 번에 전부 받아들이기에는 버거운 정보량에 잠시 당황하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눈앞의 여성이 자신이 앞으로 섬길 주군이라는 점은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나머지는 차차 파악해 나가도 좋으리라. 이치고는 일단 그렇게 상황을 정리했다.
“어디보자, 이제 슬슬 내가 끼어들어도 되려나?”
나한테도 인사 정도는 시켜 달라고. 그 때까지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던 남자가 입을 연 것은 그 때였다. 보아하니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목소리에 이끌리듯 사니와에게서 시선을 돌린 이치고는 짐짓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장난기가 묻어나는 표정을 얼굴에 띄우고 있는 남자는, 처음 보았을 때도 생각했지만 제대로 직시하니 새삼 감탄스러울 정도로 전신이 새하얗기 그지없었다. 머리카락도, 피부도, 옷도, 몇 가지 장신구와 신발 정도를 제외하면 온통 흰 색으로 덮여 이질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이치고의 당혹감과는 상관없이,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그는 불쑥 손을 뻗어왔다.
“츠루마루 쿠니나가다.”
잘 부탁해. 이어지는 말에 이치고는 반사적으로 내밀어진 손을 마주잡았다.
그것이 그와의 첫 만남이었다.
본성에 익숙해지기까지 이치고는 츠루마루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일상생활에서부터 전투 시 인간의 몸을 움직여 본체인 칼을 휘두르는 법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그의 조언을 구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가벼워 보이는 언행과는 달리 성의껏 자신이 아는 것들을 알려주었다.
츠루마루는 말하자면 이 본성에 모인 이들의 대장 격이었다. 그는 주군이 사니와로 취임한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에 제작되었고, 그녀가 자신의 첫 도검으로 선택한 카슈 키요미츠와 함께 줄곧 최측근으로서 임무를 수행해 왔다고 했다. 주군이 내리는 지시 또한 츠루마루를 통해 내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신입 교육 또한 그의 일 중 하나였다.
그밖에도 함께 지내는 생활이 길어지면서 새로이 알게 된 점이 있었다. 이치고와 마찬가지로 그 역시 황실 소유의 도검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솔직히 기억은 잘 나지 않았다. 이치고의 기억은 일부가 소실된 상태이지만 황실에 있었던 시기의 기억은 분명히 남아있다. 다만 황실의 창고에는 이치고와 츠루마루 이외에도 너무나 많은 보물이 보관되어 있었고, 그러다 보니 서로 마주치는 일도 드물었을 뿐이다. 어쩌면 이름 정도는 들은 적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아직은 휑하던 당시의 본성에서, 잠시나마 같은 장소에서 머문 과거는 둘 사이에 일말의 반가움을 싹틔우기에 충분했다.
이치고는 현세에서의 생활을 시작함과 동시에 전투에 투입되었다.
전력이 미처 정비되지 않은 시기였다. 역사수정주의자와의 싸움에도, 자원 확보를 위한 원정에도, 사니와의 명을 받아 행하는 모든 활동에 본성의 전 도검이 총동원되었다. 도종으로 분류하자면 단도와 타도가 대부분이었던 다른 동료들에 비해 움직임은 다소 둔할지 몰라도, 이치고와 츠루마루에게는 적들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이쪽이 당하기 전에 적을 하나라도 더 먼저 해치우기 위해서는 둘의 능력이 반드시 필요했다. 자연히 같은 부대에 편성되는 일이 잦아졌다. 부대장 자리는 언제나 츠루마루의 몫이었다.
츠루마루 쿠니나가는 영리했다.
함께하는 전투의 횟수가 늘어갈수록, 이치고는 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령 면에서 츠루마루를 따를 자가 있기나 할지 의문스러웠다. 부대의 통솔을 맡아 적을 소탕할 계획을 세울 때면, 그는 언제나 비상하리만치 빠른 두뇌회전을 자랑했다. 최대한 상대를 이용해서 많은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큰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전법을 그는 매번 잘도 궁리해 냈다. 츠루마루의 취미는 남을 놀라게 하는 것이었는데, 항상 새로운 장난거리를 찾아 눈을 빛내던 모습이 적진을 급습하기 위한 작전 회의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기왕이면 그 머리를 전투와 관련된 일에 한해서만 발휘해 주면 좋으련만. 이치고의 은근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실제로 칼을 휘두르며 싸울 때에도 그의 움직임에는 군더더기가 없었다. 언뜻 곱상하고 유약한 인상을 주는 겉모습과는 달리 츠루마루의 언행은 털털하기 그지없었다. 내면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전투에서 그가 보이는 동작들은 의외일 정도로 과격한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그 또한 실은 효율을 고려하여 면밀히 계산된 것이었다.
그의 사지가 적을 베고 찌르며 그리는 시원스런 궤도를 따라 품이 넉넉한 옷자락이 펄럭이는 광경은 때로 춤사위라도 감상하고 있는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칼날이 지나간 자리에서 뿜어져 나온 상대의 피를 뒤집어쓰고도 그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냉정히 상황을 파악하며 앞서 나아가는 대장의 뒷모습은 부대원들에게 의지가 된다.
이치고는 붉은 얼룩을 드리우고 있을 때의 츠루마루가 좋았다.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흉흉한 기운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방출하며 입 꼬리를 끌어올리는 그는 즐거워 보였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 형형한 안광을 발하는 모습은 적을 도발하고 아군을 고양시켰다. 적과 대치하고 있는 순간의 츠루마루는 주위에 묘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살상을 위해 만들어진 날붙이로서의 본질에 한층 가까워진 분위기. 그로 인해 이치고 자신의 본성 또한 자극받고 있음을 척추를 타고 흐르는 짜릿한 감각이 일깨워주곤 했다.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누구보다도 인간의 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것 같은 당신도 결국은 별 수 없는 무기라는 실감이 듭니다.”
언제인가는 단도직입적으로 감상을 전한 적도 있었다.
“하하하! 당연한 소리를 하는군.”
한바탕 전투가 끝나자마자 뜬금없이 던져진 이치고의 말에 잠시 눈을 크게 떴던 츠루마루는 이내 칼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크게 소리를 내어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이치고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출진을 거듭할수록, 각지를 돌며 모아온 자원으로 새로운 도검을 제작하는 횟수가 잦아질수록 본성의 식구는 점점 불어났다, 이치고가 왔을 때에는 하나뿐이었던 부대의 수도 늘었다. 썰렁하던 본성은 어느새 시끌벅적해져있었다.
그런 나날이 한동안 이어졌다. 어딘지 모르게 안락함이 감도는, 바뀐 본성의 공기가 이치고는 마음에 들었다. 평화로운 나날이 한동안 이어졌다.
어디까지나 성 안에서는.
이제 와 생각하면 살얼음판을 딛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그들은 얼어붙은 강 위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놓고도, 발밑의 얼음이 점점 녹아내리는 줄도 모른 채 당장 이루어놓은 성과에 만족하고 있었다.
성 밖에서의 전투는 하루가 다르게 힘겨워졌다.
점점 더 강한 적이 등장해 앞을 막아섰다. 부상을 입고 돌아오는 이들이 늘어 수리에 사용하는 방에는 늘 자리가 모자랐다. 원정을 가도 실패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모든 정황증거가 본성의 전력 부족을 경고하고 있었다. 불안이 본성 구석구석에 조용히 내려앉아 잠식해갔다.
사니와는 태연을 가장했지만 도검남사들도 바보가 아니었다. 인간의 수명은 기껏해야 수십 년, 길어야 백 년. 인간과 접하며 거쳐 온 세월은 그들이 몇 배나 길다. 고작 삼십여 년을 살았을까 말까 한 그녀가 아무리 내색하지 않으려 한들, 눈치 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들의 주군은 초조해하고 있었다. 대상이 누구인지는 모르나 화를 내고 있는 듯도 보였다.
견고히 다져진 츠루마루의 입지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실상 츠루마루 쿠니나가라는 검은 썩 강인한 편이 아니었다. 순전히 도구로서 평가하자면, 내구성이 좋지 못하다는 표현이 맞아 떨어질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잘 알고 있었고, 강도를 정확한 판단력과 이제껏 쌓아온 경험으로 보완하는 방법을 취했다. 과거의 전적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츠루마루는 누구에게나 인정받을만한 결과를 이끌어냈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점점 츠루마루의 칼날로는 꿰뚫을 수 없는 적이 나타났다. 어찌 할 도리가 없는 본체의 한계였다. 철을 녹여 더해가며 강화를 거듭한들, 그 또한 한계가 있는 법이다. 그는 조금씩 부대에서 멀어져갔다. 출진을 해도 부대장을 맡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 아예 부대에 편성되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
그리고 급기야 사니와는 자신의 곁에서마저 츠루마루를 밀어냈다.
“그 편이 수고를 덜 수 있으니까요.”
실제 전력으로서 전투에 참가하는 도검남사가 그 역할을 맡는 편이 전달사항을 알리거나 보고를 듣기에도 편할 것이라는, 몹시 타당한 이유였다. 그것이 그녀의 본심이었을 수도,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녀가 마치 본인의 수족처럼 생각하고 의지하던 츠루마루의 요 몇 달 사이의 현저한 부진이, 믿고 있던 상대이기에 도리어 큰 실망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다는 추측을 입에 담는 이도 있었다. 과연 어느 쪽이 진실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후임으로 지목된 도검남사는 다름 아닌 이치고 히토후리, 자신이었다.
“당신이라면 잘 해낼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봐온 게 있을 테니.”
사니와는 츠루마루와 이치고를 집무실로 쓰고 있는 방으로 불러 별 일 아니라는 듯 단조로운 목소리로 그 사실을 전했다. 무어라 반박을 해 보려고도 했지만, 적당한 말을 떠올리려 할수록 머릿속이 복잡하게 뒤엉켜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이치고가 할 수 있었던 일은 입술을 지그시 깨무는 것뿐이었다.
츠루마루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며 쾌히 명령을 받아들였다.
“슬슬 쉬고 싶기도 했고, 마침 잘 됐어.”
모처럼의 여유를 한껏 누려 보실까. 그리 말하며 그가 보인 미소는 진심에서 우러난 표정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저녁 식탁에 오를 반찬 이야기라도 하듯 가벼운 반응으로 넘겨버릴 수 있는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남았지만, 그럼에도 츠루마루가 납득했다면 자신이 대신 나서 불만을 토로할 수도 없다는 생각에 일순 수긍해 버린 것이 잘못이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한 말을 실천에 옮기듯, 츠루마루는 다음날부터 곧 본성 안을 활개치고 다니기 시작했다. 도검남사는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성 밖으로 나갈 때를 제외하고는 행동에 다소의 제약이 있었다. 필요한 비품을 조달하기 위해 외부 기관이나 상점을 방문하려면 사니와와 동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이 인간의 몸을 유지하는 데 그녀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 같았다. 대신 성 안에는 본채 건물 이외에도 소규모의 농사나 수렵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한 자연환경이 갖추어져 있었다.
곳곳에 츠루마루가 남긴 흔적이 늘어갔다. 분명 출진을 나서기 전에는 멀쩡했던 마구간의 문이 돌아와서 보면 부서져 있거나, 단도들이 꽃을 가꾸는 텃밭 옆에 함정이 파여 있거나. 혹은 반대로 망가진 처마의 빗물통의 수리가 어느새 끝나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곳에서 재회한 이치고의 동생들이 츠루마루에게 받았다며 장난감이나 과자를 가져와 자랑스레 늘어놓기도 했다. 밭일이나 말 당번도 불평 없이 맡았고, 부탁을 받으면 검술 대련 상대가 되어주기도 했다. 항상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그는, 자신이 했던 말 그대로 모처럼 주어진 한가로운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있는 듯 보였다.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본의가 아니라고는 하나 그의 자리를 빼앗았다는 죄책감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기분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꺼림칙함은 마음 한구석에 여전히 눌러앉아 이치고를 괴롭혔다. 찝찝한 감정에서 벗어나고픈 무의식의 작용이었을까. 이치고는 임무를 마치고 본성에 돌아오면 일단 츠루마루를 찾았다.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면 돌아왔다는 인사를 건네고, 밖에서 있었던 일을 들려주었다. 무찌르기 버거운 난적과 대치하고 난 후에는 상담을 요청해 머리를 맞대고 함께 대책을 궁리했다.
균열 위로 새로운 일상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리고 츠루마루에 대한 처분이 남긴 파문이 잦아들어갈 즈음, 예전의 분위기를 되찾아가던 본성에 다시금 어둠이 찾아왔다.
그 날, 이치고는 오래간만에 휴일을 얻은 참이었다. 한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했기에 이참에 푹 쉬어두자는 생각으로 하루 종일 본채를 벗어나지 않고 실내에서 느긋하니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원체 부지런한 성격 탓인지, 아니면 늘 부지런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염두에 두어 온 덕분인지 해가 저물어갈 무렵이 되니 가볍게라도 몸을 움직여두고 싶었다.
할 일이 없는지 기웃거리며 복도를 서성이고 있으려니 열린 창밖으로 땅에 떨어져 쌓인 꽃잎들이 눈에 들어왔다. 정신없이 매일을 보내는 사이 봄이 지나가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치고는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 빗자루를 찾아 쥐었다. 아무도 시키지는 않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어스름이 지기 시작한 마당에서 이치고는 꽃잎을 쓸어 한 데 모으는 작업에 착수했다.
뉘엿뉘엿 저무는 해가 드리우던 붉은 빛도 사라지고 마당에 드문드문 놓인 등불만이 주변을 잔잔히 밝힐 때까지 이치고는 한참동안이나 비질에 열중했다. 지면을 덮고 있던 작고 하얀 꽃잎들의 대부분은, 가을이면 마찬가지로 낙엽을 쓸어 담아 정리하는 데 사용되는 직물 포대에 담겼다. 한창 꽃이 지는 시기라 내일 저녁에는 도루묵이 되어 있을 가능성도 높았지만, 말끔해진 주변을 확인하는 그 순간만큼은 보람이 샘솟았다.
이치고는 얼마 남지 않은 꽃잎들을 마저 치우기 위해 재차 손을 놀렸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등 뒤에서 누군가가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기척이 느껴졌다.
누구지. 이렇게나 조심스레 자신을 붙잡을만한 상대는 이 본성에 몇 없었다. 기껏해야 심약한 고코타이 정도일까. 의아해하며 뒤를 돌아본 이치고는 짐짓 놀라고 말았다.
시선이 멈춘 자리에는 츠루마루 쿠니나가의 모습이 있었다.
“열심이네.”
눈이 마주치자 그는 한 손을 잠시 들었다 내리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의외로군요. 츠루마루님이 이리 조용히 나타나시다니.”
“이봐 이치고, 넌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거냐.”
“그야 물론 못된 장난을 치는 낙으로 사는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농담을 섞어 대꾸한 이치고를 흘겨보며 무례한 녀석, 하는 불평을 내뱉고는 말을 이었다.
“뭐 그건 그렇고. 할 이야기가 좀 있는데 지금 잠깐 괜찮겠어?”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은 흐름이었다. 유난히 얌전했던 등장도 결국 큰 의미 없는 행동이었으려니 생각하며 이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얼마든지.”
그러나 답지 않게 잠시 뜸을 들인 츠루마루가 고한 내용은 경악스러웠다.
―난 오늘이 지나면 도해될 거야.
귀를 의심했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도해. 도검의 해체. 모든 기억을 없애고 무(無)의 상태로 되돌리는 의식.
즉 그 말은 현재 눈앞에 있는 츠루마루 쿠니나가의 소멸을 의미했다.
지식으로는 숙지하고 있는 개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본성에서 도해에 이른 도검남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순간 전신의 핏기가 가시는 느낌이 들었다. 눈앞이 깜깜했다. 그리고는 밀려나갔던 파도가 다시 들이치듯 격렬한 분노가 치솟았다. 그런 일을 결정할 수 있는 인물은 단 한명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이 섬기는 주군, 사니와였다.
상당히 계산적인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한참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냉정한 면이 있다는 것도. 그래도 이럴 수는 없었다. 표정이 급속도로 굳어갔다. 자각은 있었지만 감출 마음 따윈 없었다.
이치고는 달려 나가기 위해 몸을 틀었다. 당장 그녀가 있는 곳에 쳐들어가 항의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츠루마루는…!
“진정해. 왜 네가 화를 내고 그래?”
하지만 팔을 강하게 붙잡혀 멈춰 세워진 탓에 그 계획은 실행되지 못했다.
피식 웃으며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츠루마루의 얼굴에서는 일말의 감정도 읽어낼 수가 없었다. 상처를 받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전혀 티를 내지 않는 그를 직시하기가 힘들어 숨이 턱 막혔다.
“…어째서 태연한 겁니까.”
당신은 그래도 상관없는 겁니까. 목이 타들어갔다.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진 목소리가 입을 비집고 나왔다.
“머지않아 이렇게 되리라는 감은 있었어.”
멋쩍은 듯 뺨을 긁으며 답하는 모습에 가슴이 갈기갈기 찢겼다. 자신은 왜 미처 간파하지 못했나. 비통함만이 엄습했다.
“당신은 그걸 알고도, 지금까지.”
내색 하나 없이 매 순간을 즐겨 온 겁니까.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나는 여기가 마음에 들었거든.”
그래서 사라지기 전에 기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기억을 만들고 싶었어. 어차피 다 잊게 되겠지만. 그렇게 말하며 츠루마루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시선을 쫓던 이치고는 할 말을 잃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진심어린 애정이 담겨 있었다. 그가 진심으로 이곳을 좋아했음이 전해져 왔다. 시간을 들여 한 곳 한 곳 어루만지듯 응시한 뒤, 그 시선은 다시 자신을 향했다.
“미안하게 됐어. 더 일찍 알렸어야 했는데.”
“…….”
이치고는 그저 듣고 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막상 얘기하려니 나도 차마 입이 안 떨어지더군. 그래도 이치고에게만은 전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변명으로도 들리고 사과로도 들리는 그의 말이 귓가에 닿을 때마다 슬픔과 원망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며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적어도 작별인사는 해야 하지 않겠어?”
당장 내일이면 스스로의 존재가 이 세상에서 사라질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토록 여유로울 수 있는 그의 태도를, 자신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까.
어째서 당신은 이 순간에 웃고 있을 수 있는 겁니까.
묻고 싶은 말이 산더미였다.
그러나 그 중 단 하나도 의미 있는 소리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수많은 질문이 쌓여 몸 밖으로 통하는 출구를 틀어막기라도 한 듯이.
한참이 지나도록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츠루마루는 난처하다는 듯 눈썹을 끌어내리며 손을 뻗어왔다.
“그렇게 울 것 같은 얼굴 하지 말고.”
희고 모양 좋은 손가락이 다가와 이치고의 뺨을 감싸듯 닿았다가, 엄지손가락 끝이 눈가를 어루만지듯 부드럽게 스치며 떨어져 나간다.
지금 자신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분명 꼴사납게 구겨져 있을 터였다.
“그동안 즐거웠다, 이치고. 잘 있어.”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츠루마루는 등을 돌린 채 손을 흔들어 보이며 어딘가로 발길을 돌렸다.
내일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인사였다. 흔들흔들. 당장이라도 달려가 공중에서 움직이는 손을 낚아채 붙잡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러나 두 발은 땅에 못이라도 박힌 듯 달라붙어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는 다음날부터 본성에서 모습을 감췄다.
도해는 동이 트기 전 이루어진 모양이었다.
* * *
나중에야 뼈저리게 느끼게 된 사실이지만, 츠루마루의 일건은 발단에 지나지 않았다. 사니와의 행동은 점점 거침이 없어졌다.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도검남사는 즉각 전력에서 제외되었다.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던 도해 역시 빈번한 일이 되었다.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 필사적이 되는 이가 늘어났다. 전적은 상향되었으나 불안과 절망이 짙어졌다. 한참 후에 전해 듣기로는, 그 즈음 본성은 재정적으로도 여유가 없었고 좀처럼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지 못했던 탓에 상부에서 받는 압박도 심했던 모양이었다. 그렇다고는 하나, 머리로는 이해할지언정 마음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처사들이었다. 바로 전날까지 대화를 나눈 상대가 다음날에는 사라지는 일을 겪기를 수차례. 무뎌지는 듯 무뎌지지 않는 고통만이 가슴을 옭죄었다.
그날 이후, 이치고는 철저히 자신의 감정을 숨겼다. 몸을 아끼지 않고 헌신적으로 사니와의 명을 따랐다. 그 어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실력 단련에도 한층 노력을 기울였다.
주군의 명령이고, 섬기는 주인이 소중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다만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쳤을 뿐이다.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본성에서 끝까지 버티기 위해서는 다른 수가 없었다.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이제는 사라진 자들의 추억을 잃고 싶지 않았다. 특히나 츠루마루에 관한 것이라면 더욱. 그를 붙잡지도, 사니와를 말리지도 못했던 스스로에 대한 후회와 분노까지 전부 포함해서, 단 한 톨의 기억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로부터 1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본성의 운영도 안정기에 접어들어 마치 그런 잔혹한 과거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양 성내에는 안온함만이 감돌았다.
사니와의 초조함도 사라진 지 오래였다. 여전히 이해타산에 밝고 실리를 추구하는 점은 변함이 없으나, 이전처럼 막무가내로 도해 지시를 내리는 일은, 적어도 요 근래 서너 달 사이에는 한 번도 없었다. 지금도 같은 집무실 안의 맞은편 책상에 앉아 서류를 정리하고 있는 그녀는 매우 편안해 보였다. 그 비정하던 모습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종종 속에서 쓴물이 올라올 정도였다.
“이치고 히토후리.”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갑작스레 이름을 불려 내심 뜨끔했지만, 이치고는 어디까지나 침착한 태도를 잃지 않고 부름에 답했다.
“예, 무슨 일이십니까.”
그러나 그녀가 꺼낸 말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츠루마루 쿠니나가를 다시 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치고는 마른침을 삼켰다. 순식간에 배어나온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감각에 저도 모르게 몸이 작게 떨렸다.
“왜 이제 와서 그런.”
불시의 습격에 입이 말랐지만, 이치고는 어떻게든 정신을 가다듬고 의중을 떠 보기 위한 질문을 입에 담았다.
주군께는 그분이 필요 없었던 게 아닙니까.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쏘아주고 싶었다. 아마도 지금 자신의 눈은 차디찬 빛을 띠고 있을 것이었다. 그 눈빛을 숨기기 위해 이치고는 눈을 내리깔고 서류를 넘기는 척을 했다.
“의외네요. 사이가 좋지 않았던가요?”
“그렇다고는 해도 이미 지난 일이니까요.”
아직 전력도 충분하고,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냉정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도해 후 다시 제작된 전례라면 이미 있었다.
그들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도해되기 전의 기억은 다시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복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기본적인 성격은 같지만 예전의 기억은 없다. 이치고는 그런 존재를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가요.”
예상보다 싸늘한 이치고의 반응이 머쓱했는지 사니와는 잠시 뜸을 들이다 다시 하던 일을 재개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보던 서류들을 정리하더니 먼저 쉬겠다며 집무실을 나섰다. 이치고도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빠져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에 대고 깊이 허리를 숙여 예를 표했다. 발걸음 소리가 충분히 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치고는 다시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후….”
그 순간 갑작스레 피로감이 몰려왔다. 조금 전 나눈 짧은 대화가 원인임이 틀림없었다.
“주군, 당신은 모를 겁니다.”
그가, 그리고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물론 츠루마루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이치고로서도 알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어쨌거나, 츠루마루 쿠니나가의 도해가 그 어지럽던 시기에 가장 처음 본성에 들이닥친 풍랑이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그리고 자신은 아마도,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그의 소멸과 마주한 존재일 터였다. 마음이 무너져 내리려 할 때마다 몇 번이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힘든 심경을 털어놓을 상대조차 마땅히 없었다. 그렇게 착오를 거듭하며 나름의 생존법을 익혀 지금에 이르렀다. 그러니 그리 쉽게 츠루마루 쿠니나가를 다시 만들겠다는 소리는 하지 말아줬으면 했다. 지나온 과거의 노력을 전부 물거품으로 돌리고 싶지는 않았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치고는 미간을 손가락으로 누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찬 공기라도 쐴까 싶어 팔을 뻗어 창문을 열자 밝게 떠오른 달이 눈에 들어왔다. 업무를 보는 사이 밤이 꽤나 깊은 모양이었다.
불어드는 바람도 생각보다는 차갑지 않았다. 며칠 전 내렸던 눈도 이미 다 녹아 없어지고, 봄이 한층 다가왔음이 느껴지는 기온이었다.
머지않아 따뜻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터였다. 꽃도 움을 틔우기 시작하리라.
그러나 아마 앞으로도 한동안은 생명이 약동하는 아름다운 계절을 기쁘게 맞이하기란 어려울 것 같았다.
봄이 되면 떠올릴 수밖에 없을 기억이 생겼다.
그리운 이가, 지울 수 없는 후회가 마음에 뿌리를 내렸다.
가만히 눈을 감는다.
먼지를 닮은 작고 하얀 잔상이 눈꺼풀 뒤로 반짝이며 아른거렸다.
인간에 비할 수도 없이 긴 수명 탓인지 한번 경험한 일은 쉽게 잊을 수조차 없는, 필요 이상으로 탁월한 도검의 기억력이 저주스러웠다.
후기
안녕하세요. 이세라고 합니다.
우선 구매해 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잠시나마 즐거우셨으면 좋겠...는데 소재부터가 도해 소재네요 죄송합니다...
도검이 벌써 서비스 개시 1주년이라네요. 작년 3월쯤 이치츠루에 훅 치여서 반년 넘게 푹 빠져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은데 결국 책까지 내고... 1주년이라는 시기와 맞물려 그런지 한층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 책은 작년 초에 연성 키워드를 제시해주는 진단메이커를 두세 개 돌려서 단문 연성을 했던 것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작년에 현실이 하도 바빠서 책 내는 연성은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는데 이제라도 마무리를 지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붕붕방방)
당시 연성을 못 하는 대신 거의 매일같이 이치츠루 썰 핑퐁해주신 ㄹ님, 주변에서 쟤 또 병자(;)짓 한다며 뜨뜻미지근한 눈으로 지켜봐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덕분에 책이 무사히 나왔습니다!
그나저나 요즘은 예전만큼 무섭게 타오르지는 않을지언정 나름 게임도 계속 하고 있고 이치츠루도 좋은데 거시기 일단 지금은 히게가 와주면 좋겠습니다. 원고 하면서도 연대전을 돌며 불안과 초조에 떨고 있는 것입니다. 히자를 울리고 싶지 않습니다... 엉엉... 형아 빨리 나와줘...
그럼 전 출력소에 가기 직전인 이 상황에도 연대전 통행증을 태워야 하기에 이만 줄입니다. 여러분 모두 이벤트 전에 겐지형제 데려오시고 행복하세요!
이세
(후기 읽다가 토하도록 웃어서 같이 붙여둡니다 바보같은 이세님 넌 2년 뒤에도 연대전 뛴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