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후리 : 그 어떤 모습이라도 (싱고x쥰타)
etc/txt 2012. 9. 21. 23:18- 이건 꿈이야.
누가, 제발 지금 이 상황이 꿈이라고 말해줘!!!
[싱고쥰타] 그 어떤 모습이라도
★☆ HAPPY BIRTHDAY TO YOU! SHIMAZAKI SHINGO ☆★
짧디 짧았던 '여름'이 끝나고도 한동안은 무더운 날들이 지속되다가, 이제야 간신히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기운을 느낄 수 있게 된 9월 중순. 쥰타는, 아직 낮이라기 보다도 오전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이 시간, 길을 걸으며 그 동안의 일을 생각해보고 있었다.
첫 시합에서 패한 덕에 잠시나마 방학다운 방학도 만끽할 수 있었고, 은퇴한 3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부원들은 얼마 전부터는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 은퇴했다고는 해도, 3학년들도 아직은 야구부에서 멀어지기 어려운지 가끔씩은 얼굴을 내밀고 응원을 해주거나, 조언을 해준다. 물론 그 안에는 지금 만나러 가고 있는 '그'도 포함되어 있다. 쿨해 보여도, 결국은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오늘은 정확히 9월 21일, 그의 생일. 이 길은, 그의 집으로 향하는 길.
평소보다 신선하게 느껴지는 공기와, 생일을 축하해 주듯 반짝이는 햇살과,
앞으로 둘이서 보낼 달콤한 시간에 대한 설레임이 쥰타를 행복하게 했다.
절로 얼굴이 풀어져서, 곤란할 정도의 두근거림.
'싱고 상.'
마음 속으로 이름을 부른 것 뿐인데, 어째서 이렇게 견딜 수 없어지는 걸까.
'저, 지금 가고 있어요.'
지난 밤, 0시를 넘기고 바로 문자로 생일 축하합니다, 하는 문자를 보냈지만, 얼굴을 맞대고 다시 한 번 축하해주고 싶었다. 빨리 만나고 싶은 기분이 발길을 재촉해서, 문득 정신이 차려보면 거의 달리다시피 하고 있는 자신. 그렇게 그의 집 문 앞에 다다랐을 때에는, 얼굴은 상기되고 숨은 가빠서 색색 몰아쉬고 있는 상태라, 쥰타는 어쩐지 조금 부끄러워 졌다.
- 띵동.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들어갈까도 생각했지만, 역시 그런 여유는 생기지 않아서, 무턱대고 벨을 누른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늘 한 번 누르면 기다렸다는 듯 문을 열어주며 왔어?하고 웃어주는 그가, 오늘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답이 없는 문. 아직 자고 있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쥰타가 아는 싱고는 아침을 늦게 시작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지금 이 시간이라면 충분히 일어나 있을 시간인데. 단순히 못 들었을 뿐일수도 있거늘, 왠지 불안한 기분이 들어서 두 번, 세 번 벨을 누르고 말았다. 그리고 다섯번째로 벨을 눌렀을 때, 비로소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서 들리는 슬리퍼를 끄는 소리, 현관으로 내려오는 소리. 그리고, 기다리던 찰칵, 하고 잠금쇠가 열리는 금속음. 쥰타는 반가운 마음으로, 손잡이에 손을 댔다.
"잠깐만, 쥰타."
하지만 그 때, 안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손잡이를 비틀어 열려던 쥰타의 손을 제지했다.
어, 왜요? 하고 멍하게 되묻는 순간, 어떤 위화감이 머리를 스친다.
지금, 목소리 좀 이상하지 않았나..?
"방에 들어와서 어떤 광경을 봐도 놀라지 않을 자신 있어?"
"....하아?"
뜬금없는 질문에 어이가 없어 맥 빠지는 대답을 해 버렸다. 그리고 이번엔, 확실히 느꼈다.
싱고의 목소리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평소보다 톤이 높고 가늘어진 듯 한 느낌이었다. 말투와 억양은 변함이 없는데, 톤만이 평소와 다르다.
"....싱고 상, 무슨 일 있는 거에요?"
굳이 말하자면, 여자의 것에 가까운 목소리.
하지만 싱고가 방에 여자를 들였을 리는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다면 감기나, 또는 그에 준하는 어떤 심각한(?) 이유로 싱고의 목소리가 변했다는 이야기인데, 만약 그런 것이라면 빨리 가서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다. 불안감과 걱정에 등을 떠밀리듯, 쥰타는 싱고의 질문에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멋대로 방문을 열고 그의 방 안으로 발을 들이밀었다.
"으악, 쥰타!!"
"..............싱고....상?"
-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일순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어 보이는 그의 모습에, 어째서 놀라지 않겠냐는 둥 알 수 없는 말을 한 것인지 의아함을 느꼈다. 하지만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자세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싱고가, 낯익으면서도, 또 낯설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눈 앞의 연인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주의깊게 살펴보던 쥰타의 눈에는, 어느샌가 경악의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저기요, 그거... 거기 그..."
"응."
목과 배 사이의, 평소라면 납작하면서도 탄탄한 윤곽을 나타내야 할 그 부분이 평소와 다름을 지적하려 내뻗은 검지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려온다.
"....어쩐지 싱고 상, 거기.. 어쩐지 가슴이 나온 것 같은 기분이...."
"응."
혹시나, 저 사람이 나를 지금 놀리고 있는 게 아닐까, 아니면 헛것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주저주저하며 던진 질문에 돌아온 것은, 밥 먹었어요? 라고 묻는 말에라도 대답하듯 스륵 흘러나온 응, 이라는 답변 뿐. 쥰타는, 어쩐지 견딜 수 없는 기분이 되어 크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진짭니까!?"
"그렇더라고."
아아, 신이시여. 부디 꿈이라면 어서 깨게 해 주소서.
아니, 신이 아니어도 좋으니 누가 이게 꿈이라고 좀 말해줘!!!
=
처음에는 당황한 나머지 말도 안 되는 소리만 횡설수설대며 패닉에 가까운 상태까지 가버린 쥰타였지만, 정작 본인인 싱고의 반응이 지나치게 태평했던지라 얼마 지나지 않아 오히려 맥이 빠지고 말았다. 어느정도 진정된 것을 보고 대신 놀래주니 나는 더 놀랠것도 없다며 태연자약하게 웃는 싱고를 보고 있자니 허둥댄 자신이 오히려 과장되게 호들갑을 떤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쥰타는 머쓱해져서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
아니, 사실은 어째서인지 눈을 마주치는 것이 어색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나 매일같이 보고 지냈는데도, 사랑하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몸이 변했다는 것 하나만으로 어색한 기분을 가지게 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단지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기 때문일까.
지금 쥰타의 눈 앞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컵을 들고 커피를 마시고 있는 싱고는, 셔츠와 츄리닝 바지 차림으로 쇼파에 앉아있었다. 학교에서 체육 수업을 마치고 교실로 돌아가는 그와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는데, 그 때와 별로 다르지 않은 차림새였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남아도는 옷의 사이즈와 그 안에 살짝 비치는, 바로 어제까지의 그와는 전혀 다른 몸의 라인. 운동을 해왔으니만큼 꽤나 탄탄하게 짜여져 있던 가슴 근육은, 이제는 봉긋하게 솟아 만지면 말캉할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잘 보이지는 않아도 허리도 가늘게 들어갔을 것이고, 무릎까지 오는 츄리닝 바지 아래로 뻗은 다리는 매끈했다.
어제까지 봐 온 남자의 몸이, 이제는 완전히 변해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싱고를 다그쳐봐도, 자고 일어나니 이렇더라는 말 밖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태연한 거에요, 싱고 상. 그렇게 물었더니, 아직은 딱히 불편한 점을 못 느껴서라고 했다. 몸은 변했지만, 사지 자유롭고 기억도 멀쩡하니 별로 다를 것이 없다는 것 얘기였다. 음, 그런데 생리라도 하게 되면 좀 큰일이네, 하고 농담까지 하는 걸 보며 그 유연한 사고방식에 반쯤은 질리고 반쯤은 탄복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불안감이 자라난다.
싱고 상, 우리 둘 사이에는 변함 없는 거죠?
변한 건 몸 뿐이고, 싱고 상의 기억에도 이상이 없으니까, 지금까지랑 다를 건 없죠?
한 쪽이 여자가 됐으니, 사귀기에는 오히려 좋은 상황이 아니던가. 냉정히 생각하면 그랬다. 숨기면서 사귈 필요도 없어진 셈이고, 결혼도 할 수 있고, 2세도 볼 수 있으니 일석 삼조. 만세를 부르며 좋아해도 될 상황인데, 어째서 이렇게나 안절부절한 걸까. 정말로 앞으로도 변함없이, 연인으로서 지낼 수 있는 걸까. 외관이 바꼈을 뿐인데, 내면까지 달라졌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초조해지고 마는 자신이 바보같았지만, 쥰타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 정말로 지금의 싱고상도, 어제까지 제가 알고 있던 싱고상과 같은 사람입니까?
"쥰타."
"?! ...네."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 대답이 한 템포 늦어진 쥰타가 허둥대는 것을 보며, 싱고가 피식 웃었다. 약간 작아진 그 눈은, 귀여워, 쥰타, 하고 말할 때의 눈. 그 눈매가 평소와 다름없음에, 지금까지의 긴장이 일순 탁 풀리는 듯 했다. 아아, 이 분위기는 틀림없는 싱고 상이다. 그런 기분이 들었다. 쥰타는 괜히 눈물이 흐를 것 같아서 조금 당황하면서,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런 쥰타를 향해, 다시 들려오는 싱고의 목소리.
"섹스, 해볼래?"
"....예!?"
그만 귀를 의심해 버린다. 싱고 상, 이 중대상황에 그게 무슨 소리에요, 라는 의미를 담은 눈빛으로 뚫어져라 바라봤더니, 싱고는 곤란한 듯 볼을 긁적이며 하하, 웃었다. 아아 쥰타, 그 눈빛은 무서우니까 그만둬, 라는 말과 함께.
"쥰타가 불안해 보이니까, 혹시 내가 진짜 시마자키 싱고가 맞는지 의심하고 있나 해서."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웃는 그의 얼굴은 한없이 부드럽고 자상하고, 늘 알고 있던 '그' 싱고의 얼굴이어서, 쥰타는 잠시 넋을 잃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 몸이 여자가 되면서 짧았던 싱고의 머리카락도 숏커트 정도의 길이로 길어져 있었다. 손에 쥐면 사락, 하고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갈 것 같은 그 머리카락을 만져보고 싶다는 충동이 인다.
"그러니까 해 보면 혹시 알수 있지 않을까-라거나."
얼핏 굳어진 듯이 보이는 쥰타의 모습을 오해한 건지, 아, 너무 단순한가? 그리고 이젠 안는 게 아니라 내가 안기는 거겠네? 라며 황급히 이런저런 말을 더 붙이는 싱고의 모습에, 그제야 웃음이 터져나왔다. 아, 조금 변했지만, 역시 저 사람은 싱고 상이다. 저런 모습은 언제나 봐 온 거잖아. 아- 안심했다. 위험해. 웃음보 터졌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유도 없이 자꾸만 나는 웃음을 참지 못해, 쥰타는 결국 허리까지 숙이고 끅끅대고 말았다.
그리고, 한참을 그러고 있자니 어느샌가 곁으로 다가와 자신을 끌어안는 팔의 감촉과, 맞닿은 체온의 따뜻함. 그것들을 받아들이자, 웃음에 약간의 눈물이 섞이고, 그만큼 마음속에 안도감이 넓게 퍼져가는 것이 느껴진다.
"뭔진 몰라도 이젠 안 불안해 보이네. 다행이야."
큭큭대는 웃음소리가, 한 사람의 것에서 두 사람의 것으로.
전신을 긴장시키고 있었던 것이 한꺼번에 풀려서인지, 몰려오는 나른함.
겨우 마음이 진정돼서, 이제야 이 '여자 싱고상'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생일 축하도 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이 원망스럽다. 아아, 싫은데. 쥰타는, 내심 아쉬워졌다.
"우...싱고...상.."
"응?"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는, 알고 있던 목소리와는 다르지만, 자신이 알던 그 목소리가 가지고 있던 따뜻함과 애정만큼은 그대로여서, 기분이 좋다.
"지금.. 나.... 깨달은 게 있어서..."
"응."
"얘기....하고 싶은데...."
"응."
"졸려서... 나중에 할게요...."
"응."
간신히 하고 싶은 말을 마치고, 쥰타는 곧 편안한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멀어지는 의식 속에서, 잘 자, 라는 말을 들은 듯 해, 잠결이나마 미소를 지어 대답하면서.
=
"...우응.."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에 눈이 부셔서, 잠이 깬다.
쥰타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빛을 피해 웅크린 몸을 빙글 돌려 반대 방향으로 굴렀다.
실눈을 떠 보니, 역시 이 곳은 싱고의 방 안. 아아, 어제 그 때 자서 지금 깬 건가, 꽤 오래 자 버렸네.. 하고 멍한 머리로 생각하고 있는데, 문득 눈 앞에 보이는 익/숙/한 몸에 정신이 확 돌아온다. 적당히 근육이 잘 잡힌, 야구선수의 몸이 눈 앞에 있었다.
고개를 조금 틀어 얼굴이 위치해 있을 방향을 바라보니, 역시 먼저 깨 있었던 건인지 싱고가 쥰타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싱고 상, 오늘은 남자...어라? 돌아온 거에요?"
막 잠에서 깨어 잘 돌아가지도 않는 혀로 물으니, 웃고 있던 싱고의 얼굴은 순식간에 '얘가 무슨 소리야'하는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는 곧 이해했는지, 놀리는 듯한 어조로 쥰타, 꿈이라도 꿨어? 하고 물어온다. 그러고 보니.
"....아.. 꿈이었나?"
서서히 기억이 돌아온다. 그의 생일은 어제. 자신은 꿈의 앞부분처럼, 오전부터 싱고의 집을 방문해 예정대로 생일을 축하하며 준비해간 작은 선물을 전했다. 종일 함께, DVD를 보고, 요리를 해 먹고, 케잌도 사 와서 촛불을 불고 커팅을 했다. 단 둘이서, 오붓하게, 소소한 행복감에 휩싸여 하루를 보낸 뒤, 밤에는 외박하겠다는 연락을 넣고, 생일 축하 대 서비스(?) 차원에서 어른의 밤-아직 어느 쪽도 미성년자이지만-을 즐겼었더랬다.
- 역시 그런 일이 일어날 턱이 없지, 하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면서도, 기껏 중요한 걸 깨달아서 그걸 말해주려고 했는데 꿈이었다니, 하고 생각하니 아쉽기도 해서, 적당히 고개를 끄덕여 대답하고는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그런 쥰타를 보고 싱고도 따라서 앉더니, 쥰타 쪽으로 살짝 몸을 기울여 이마에 가벼운 키스를 하고는 씨익 웃으며 묻는다.
"대체 무슨 꿈을 꿨길래, 일어나자마자 그렇게 놀란 거야?"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내뱉은 한 마디에서 꿈에 자신이 나왔다는 사실 정도는 이미 알아버린 듯, 질문이 날아왔다. 쥰타는 순간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지금 말하지 않아도 결국 언젠가는 불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꿈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서 싱고에게 전했다. 꿈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싱고는 재미있다는 듯 소리내어 하하 웃고는 쥰타의 볼을 양 손 사이에 끼우고 가볍게 눌러 쥰타의 얼굴을 붕어처럼 만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쥰타는 여자인 나한테 무슨 얘기를 하려고 했어?"
으아, 이거 좀 놔요, 하고 고개를 휘휙 저어 싱고의 팔을 걷어낸 쥰타의 얼굴이, 약간 붉게 물든다. 하지만 곧 눈을 똑바로 맞추고, 또렷한 목소리로 싱고에게 그 때의 자신이 깨달았던 것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싱고상이 여자여도 남자여도, 저는 싱고 상을 좋아했을 거고, 그러니까 좋아하고 난 뒤에 다시 싱고상의 성별이 바뀐다고 해서 딱히 달라질 건 없다는 거라든가."
"그리고?"
"그리고 싱고상도 다른 상황이 어떻게 바뀌든 저를 계속 좋아해주실 거라는 거라든가."
"그래서?"
"결국 흔히 있는 얘기지만,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데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라는 거라던가, 중요한 건 외면이 아니고 내면이라는 거라던가."
"끝이야?"
흡족한 대답들이었지만 중요한 게 아직 안 나온 것 같다고 말하는 듯 짖궃게 휘어진 눈과, 그렇지만 애정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입매를 보며, 마음이 충족해지는 기분을 느끼면서, 마지막 한 문장에 힘을 실어 답한다.
"결국 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싱고상이 좋아요."
정확히는 싱고상만 좋아요, 하고 쑥스러워하며 작게 덧붙이니, 싱고는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다는 듯 만면에 미소를 띄고 쥰타를 꼭 끌어안았다. 목덜미에 깊게 얼굴을 파묻은 싱고의 숨결이 느껴져서, 간지러워요 싱고상, 하며 몸을 틀었더니, 쥰타가 귀여우니까 나쁜 거야, 하고 얼굴을 떼더니 입을 맞춰 온다.
나도 쥰타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좋아할 거야. 귓가에 속삭여지는 말에 괜히 장난삼아 인간이 아니어도요? 하고 튕겼더니 버릇이 없어졌다고 삐진 척을 하며 침대에 쓰러트리는 탓에, 기껏 일어나 앉았던 보람도 없이 다시 누운 자세가 되었다. 그 자세로 잠시 마주보다가, 동시에 파핫 하고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그 웃음에 이끌리듯, 저도 모르게 팔을 뻗어 싱고의 목에 감고 끌어당겼다. 점점 거리가 좁혀져서, 입술이 마주닿기 직전, 쥰타는 다시 한 번, 작게 속삭이고는, 먼저 입을 맞췄다.
- 사랑합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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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07년...근데 대체 싱고상 생일이 언제지...?(지금와선 이모양;;)